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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축구

미국축구의 '샐러리캡'과 지정 선수 제도(DP)란? (유럽과 다른 미국식 선수 영입 시스템의 비밀)

by 눈속와송 2025. 8. 29.

리오넬 메시가 골을 넣고 기뻐하는 모습 만화체

지난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다는 소식에 전 세계가 들썩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유럽 축구 팬들은 한 가지 의문을 가졌습니다. "선수 연봉 총액이 정해진 리그에서 어떻게 메시 같은 슈퍼스타를 영입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유럽의 전통적인 이적 시장과는 완전히 다른,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만의 독특한 선수 영입 시스템에 숨어 있습니다. 바로 **'샐러리캡(Salary Cap)'**과 그 한계를 뛰어넘는 마법 같은 규칙, **'지정 선수 제도(Designated Player Rule)'**입니다.

이 글을 통해 왜 미국 축구가 유럽과 다른 길을 걷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독특한 시스템이 어떻게 리그의 균형을 맞추고 슈퍼스타들을 끌어모으는지 그 비밀을 알기 쉽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샐러리캡, 리그의 건강한 균형을 위한 초석

미국 프로스포츠에 익숙한 분이라면 '샐러리캡'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샐러리캡이란, 한 구단이 소속 선수들에게 지급할 수 있는 연봉 총액에 상한선을 두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MLS는 2024년 시즌 기준으로 팀당 약 547만 달러(약 75억 원)의 샐러리캡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 빅리그의 한 클럽이 슈퍼스타 한 명에게 지급하는 연봉보다도 적은 금액입니다.

 

그렇다면 MLS는 왜 이렇게 강력한 샐러리캡을 고수하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리그의 상향 평준화'와 '재정적 안정성' 때문입니다. 특정 부자 구단이 자금력을 앞세워 스타 선수들을 독식하는 것을 방지하고, 모든 팀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며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소수의 빅클럽이 리그를 지배하는 유럽 축구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는 정반대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리그 전체가 파산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합니다.


2. 지정 선수(DP) 제도, 샐러리캡을 뛰어넘는 마법

"알겠다. 그런데 샐러리캡이 그렇게 엄격하다면, 도대체 메시는 어떻게 영입한 거지?" 라는 의문이 드실 겁니다. 바로 여기서 미국식 선수 영입 시스템의 하이라이트, **'지정 선수 제도(Designated Player Rule)'**가 등장합니다.

이 제도는 '베컴 룰(Beckham Rule)'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합니다. 2007년, MLS가 세계적인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을 LA 갤럭시에 영입하기 위해 특별히 도입한 규칙이기 때문입니다.

지정 선수 제도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팀당 최대 3명까지, 구단주가 연봉을 책임지는 조건으로 샐러리캡의 제약을 받지 않는 고액 연봉의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즉, 메시의 실제 연봉이 수천만 달러에 달하더라도, 구단의 샐러리캡 장부에는 최대 금액인 약 65만 1,250달러(2024년 기준)만 반영되고, 나머지 천문학적인 금액은 구단주가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방식입니다. 이 마법 같은 규칙 덕분에 리그의 재정적 균형을 깨지 않으면서도 메시, 베컴, 즐라탄 같은 슈퍼스타들을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3. 유럽과 근본적으로 다른 철학: 단일 법인 구조

샐러리캡과 지정 선수 제도가 MLS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리그 운영 방식의 차이입니다. 유럽의 축구 클럽들이 각각 독립적인 기업체인 반면, **MLS는 '단일 법인 구조(Single-Entity)'**라는 독특한 형태로 운영됩니다.

 

쉽게 말해, MLS의 모든 구단과 선수는 사실상 'MLS 리그 사무국'이라는 하나의 거대 기업에 소속된 형태입니다.

각 구단주는 리그의 '투자자 겸 운영자' 개념에 가깝습니다. 선수 계약 역시 구단이 아닌 리그와 직접 체결합니다.

 

이러한 중앙 통제 방식이 있기 때문에 리그 전체에 적용되는 샐러리캡, 선수 트레이드, 드래프트 같은 미국적인 시스템을 강력하게 시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각 구단의 자율성과 경쟁을 중시하는 유럽 축구와는 180도 다른 철학입니다.


결론: 균형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미국 축구의 샐러리캡과 지정 선수 제도는 언뜻 보기에 복잡하고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리그 전체의 안정적인 성장'**과 **'슈퍼스타를 통한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매우 영리하고 계산된 시스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샐러리캡
으로 재정적 안정성과 경쟁의 평등을 보장하고, 지정 선수 제도로 그 한계를 보완하며 리그의 스타성과 화제성을 폭발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유럽과는 다른 길을 걷는 미국식 축구 영입 시스템의 비밀이자, MLS가 꾸준히 성장하는 핵심 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 MLS 선수 영입 제도 Q&A

Q1. 지정 선수(DP) 제도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A. 팀당 최대 3명의 선수를 샐러리캡 상한선에 구애받지 않고 영입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선수의 연봉 중 일부만 샐러리캡에 반영되고, 나머지 거액은 구단주가 직접 부담하는 방식이라 '베컴 룰'이라고도 불립니다.


Q2. 그럼 모든 팀이 메시 같은 선수 3명을 영입할 수 있나요?

A.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습니다. 지정 선수의 막대한 연봉은 구단주가 사비로 감당해야 하므로, 구단주의 재정 능력과 투자 의지에 따라 영입할 수 있는 선수의 급이 달라집니다.

Q3. 샐러리캡은 유럽 축구에는 아예 없나요?
A. MLS와 같은 강제적인 '하드 캡'은 없습니다. 다만 유럽축구연맹(UEFA)에는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이 있어 구단이 벌어들이는 수입 이상으로 과도한 지출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출을 통제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모든 팀의 연봉 총액을 동일하게 맞추는 샐러리캡과는 개념이 다릅니다.


Q4. 지정 선수 제도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A. 2007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잉글랜드의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을 미국 LA 갤럭시로 데려오기 위해 MLS 리그 차원에서 특별히 이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Q5. 샐러리캡 제도가 MLS의 발전에 정말 도움이 될까요?

A. 장단점이 있습니다. 장점은 특정 팀의 독주를 막고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 리그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최상위권 선수 영입에 한계가 있어 리그의 전반적인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MLS는 이 단점을 지정 선수 제도로 보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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