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북미 월드컵 개최국의 자존심을 걸고 미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를 감독으로 야심 차게 임명했습니다. 많은 해외 축구 팬들에게 '손흥민의 스승'으로 알려진 그의 부임 소식은 엄청난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대표팀의 여정은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안갯속에 가려져 있습니다. 특히, 포체티노 감독이 자신의 상징적인 '4-2-3-1' 포메이션을 고수하는 모습은 팬들과 언론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었습니다.
상대가 누구든, 경기 상황이 어떻든 거의 변하지 않는 전술. 이것은 확고한 철학에 기반한 '신념'일까요, 아니면 위기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게 막는 '고집'일까요? 2025년 현재까지의 경기들을 바탕으로 포체티노 감독이 전술적 조정을 망설이는 이유를 깊이 파고들어 보겠습니다.
포체티노의 전술적 상징, '4-2-3-1': 미국 대표팀에 맞는 옷인가?
포체티노의 축구 철학은 명확합니다. 높은 수비 라인에서 시작하는 강한 압박, 그리고 공을 되찾은 직후 이어지는 직선적이고 빠른 수직 공격입니다. 그의 경력을 정의해 온 이 철학은 4-2-3-1 포메이션 안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승리의 공식: 강한 압박과 수직적 공격
토트넘 홋스퍼 시절, 그는 이 전술로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중원을 단단히 하고, 2선의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끊임없이 압박하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습니다. 이것이 상대의 빌드업을 방해하고 높은 위치에서 공격을 시작하게 만든 승리의 공식이었습니다. 포체티노는 이제 이 공식을 그대로 미국 대표팀에 이식하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북미에서는 통하지 않는가?
문제는 이 '승리의 공식'이 북미 무대에서는 기대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한계는 2025년에 치러진 CONCACAF 네이션스리그와 친선 경기에서 특히 명확해졌습니다.
'낮은 수비 블록'에 고전하다
CONCACAF 지역의 많은 팀들은 미국을 상대로 극단적인 수비 전술, 즉 "버스를 세운다"거나 낮은 수비 블록을 형성하는 전술을 사용합니다. 그들은 수비 라인을 깊게 내리고 두 개의 촘촘한 수비 라인을 형성하여 공략할 공간을 남겨두지 않습니다. 이는 공간에 의존하는 포체티노 전술의 핵심인 압박과 빠른 역습을 무력화시킵니다. 최근 네이션스리그에서 파나마나 캐나다 같은 팀들을 상대로 미국은 높은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기회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공은 끝없이 순환했지만, 빽빽한 수비벽 앞에서 무의미한 패스가 반복되다가 결국 소유권을 잃는 답답한 패턴으로 이어졌습니다.
선수 특성과 전술의 불일치
크리스티안 풀리식, 티모시 웨아, 폴라린 발로건과 같은 재능 있는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은 종종 뻣뻣해 보입니다. 이는 선수들의 타고난 능력과 전술 시스템 간의 부조화 때문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창의적인 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풀리식을 중앙 역할에 고정시키고 정해진 패턴을 강조하는 것이 그의 파괴력을 감소시킨다는 비판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이는 본질적으로 측면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수비를 흔들 때 가장 위협적인 선수를 가두는 것과 같습니다.
왜 포체티노는 변화를 망설이는가? 3가지 심층 분석
그렇다면 포체티노 감독은 이러한 문제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바꾸지 않기로 선택한 것일까요? 그가 유연한 전술적 변화를 망설이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를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1. 감독의 철학: 단기 결과보다 중요한 '정체성' 확립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그의 확고한 축구 철학일 것입니다. 포체티노는 단기적인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는 팀의 명확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면 과제는 선수들이 '플랜 A'를 완벽하게 체화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 과정이 완료되면,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이 팀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믿을 것입니다.
2. 제한된 시간: '플랜 B'를 실험할 여유가 없는 대표팀의 현실
클럽팀과 달리, 국가대표팀은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이렇게 제한된 시간 안에 다양한 전술을 실험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는 어설픈 '플랜 B' 여러 개를 갖는 것보다, 가장 자신 있는 '플랜 A'의 완성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결론 내렸을 수 있습니다.
3. '최고의 선수들'을 위한 최적의 시스템이라는 믿음
포체티노는 현재의 4-2-3-1 시스템이 풀리식이나 웨스턴 맥케니와 같은 핵심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틀이라고 믿을 수 있습니다. 그는 현재의 문제들을 시스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선수들의 전술적 이해도나 세부 사항을 실행하는 능력의 문제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는 해결책이 전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팀의 조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론 - 2026년 북미 월드컵에서의 성공은 '플랜 B' 없이는 불가능하다
팀에 명확한 철학과 정체성을 심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월드컵과 같은 단기 토너먼트에서 전술적 유연성의 부족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강팀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황별 대응, 즉 '플랜 B'와 '플랜 C'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포체티노 감독의 도전은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다가오는 친선 경기들은 그의 고집이 신념임을 증명할지, 아니면 비판을 수용하고 유연한 변화를 모색할지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2026년 개최국의 자존심이 걸린 상황에서, 미국 대표팀이 성공을 거두려면 익숙한 '4-2-3-1'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날 용기가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축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민국 vs 미국 축구: 2:0 스코어보다 더 무서웠던 '15분' (3) | 2025.09.07 |
---|---|
황금빛 새장: '손흥민의 스승'이라는 찬사, 포체티노에게는 독이 되었나? (2) | 2025.09.06 |
MLS vs K리그, 누가 더 강한가? ('근본'의 차이: 리그 역사와 운영 방식의 명암) (3) | 2025.09.06 |
'쏘니' 유니폼 입은 아빠들: 손흥민이 LA 주말 풍경을 바꾸는 법 (2) | 2025.09.05 |
우리가 몰랐던 MLS의 진짜 힘, '유소년 시스템'을 주목하라' (1) | 2025.09.05 |